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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산책을 하다가 고양이 두 마리를 봤다.
처음 본 녀석은 말 그대로 길 고양이로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파헤치고 있었다.
입 옆으로는 알 수 없는 혹이 달려 있었는데, 녀석에게 정체불명의 혹보다는
자신을 관찰하고 있는 인간에게 더 신경이 쓰이는 눈치였다.
그 모습을 보고 녀석의 편안한 식사를 방해할 수 없었던 나는 발걸음을 떼었다.
다음으로 만난 녀석은 슈퍼마켓 앞 아이스크림 진열장에 누워있었다.
아마 나와 눈이 마주치기 전까지는 늘어지게 한숨자고 있었던 것 같다.
그리고 아직 잠이 덜 깼는지 살짝 멍한 눈으로 이곳저곳 둘러봤다.
나를 보고 눈인사를 했는데 남의 가게 앞을 오래 동안
가로막고 있는 것은 실례라는 생각에 나는 인사를 건네지 못했다.
두 마리 고양이는 비슷한 반경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환경의 영향으로
한 쪽은 인간을 경계하고, 다른 한 쪽은 인간에게 인사를 건넸다.
만약 고양이들이 지금의 인간처럼 사회를 이루고 산다면,
이 두 마리는 어떤 지위에 있는 고양이일까?
'날이 더워서 그런지 별 시덥잖은 생각을 다 하네'
산책을 마치고 돌아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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